바야흐로 봄이 왔다. 강남 갔던 제비도 서둘러 돌아올 것이다. 어떤 제비는 박씨를 물고 와서 흥부네 앞 마당에 떨어뜨릴지 모른다. 또 어떤 제비는 캬바레에서 "제비 한 마리 키워 보시지 않으시렵니까?"라며, 사모님께 주접을 떨지 모른다. 그리고 또 제비꼬리옷[燕尾服]을 입은 어떤 이는 어디선가 신나게 지휘봉을 흔들어 댈지 모를 일이다.
「제비」(La Golondrina)는 멕시코 민요. 트리오 라스 판쵸스(Trio Los anchos)가 불러 널리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1989년 조영남(趙英男 1945- )이 번안해서 힛트했다. 조영남은 왕년(70-80년대)에 단연 주름 잡던 가수다. 오늘날에는 최유라와 함께 MBC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진행을 맡고 있다. 거기서 "아버님"으로 불리는 그도 어언 일흔이다. 그러고 보면,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이 가히 빈말은 아니다. 시간은 끝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2016. 3. 5 들풀처럼
Nana Mouskouri와 Hervé Vilard가 부르는 La Golondrina
조영남이 부르는 「제비」
여기 떠나는 저 제비는
행여 바람 속에 은신처를 찾다가 길을 잃었나,
아니면 그 곳을 찾질 못하나.
그 제비를 위해 내 침대 곁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면
거기서 계절을 날 수 있으리
나 역시 이 지방에서 길을 잃었네
하느님, 맙소사! 이제 날 수도 없게 되었네
나 역시 사랑하는 조국을 등지고
내가 태어난 집도 버렸네
내 삶은 오늘 방황하고 고뇌에 차 있지만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네.
사랑하는 제비여, 방황하는 여인이여
내 가슴으로 그대의 가슴을 안으리니
그대의 노래를 들으리, 다정스런 제비여.
난 조국을 생각하며 눈물을 짓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