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80년대를 기억하는가? 뜨거웠던 그때, 나 또한 타올랐던 시대. 그러나 레테의 강을 건넌지 벌써 오래. 이제는 가볍게 걸어가고 싶을 때, 석양 비낀 산길을.
신경림(申庚林) 시인이 그랬지.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 그래서 가볍게 걸어가자고.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 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 / 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집으로 가는 길).
80년대 함중아의 노래를 기억하는가? 77년 대학가요제에 나와 80년대까지 널리 불려진 노래. 이제 그 노래 들으며 집으로 가야 할 때. 석양 비낀 산길, 가볍게 걸어가야 할 때. 2016. 3. 11 들풀처럼.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
긴 세월 흘러서 가고 그 시절 생각이 나면
못잊어 그리워지면 내 마음 서글퍼지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시간이 흘러서 가면 아픔은 잊혀진다고
남들은 말을 하지만 그 말은 믿을 수 없어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