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이제 병신년도 갈무리해야 할 즈음. 엊그제, 모처럼 시인이자 요가원장이신 최진태 선생님을 만났다. 소맥 몇 순배가 돌자, 직접 만든 선물을 건네주신다. 나무접시와 차탁(茶托)이다. 접시에는 내 얼굴이 불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그림 속의 나는, 입술이 두툼하다. 타이티 여인들이 사는 마을을 어슬렁거리는, 영락없는 타이티 아저씨 모습이다. 그러나 강건하다. 더욱이 인간·이슬·풀잎·영혼 따위의 어휘가 오래 그을린 마음의 등피(燈皮)를 닦아준다. 2016. 12. 17 들풀처럼.
포토 바이 들풀처럼. 불그림이 그려진 접시. 그러나 책꽂이에 올려 두어야 한다.
포토 바이 들풀처럼. 차탁에는 '달을 낚는 문'이라 새겨져 있다. 달을 낚으려면, 외려 곡주여야 걸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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