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의 전당

"문화정책 운용 실패…비전도 없다"

浩溪 金昌旭 2017. 3. 7. 14:53


"문화정책 운용 실패비전도 없다" 부산시에 쏟아진 비판

시의회 문화정책 토론회

 

『국제신문』  2017. 3. 5 (21)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BIFF 다이빙벨 상영 문제부터

- 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논란까지

- '미숙한 대응이 문제' 지적 많아

- 시민 정책 참여 확대 목소리도

 

- 뒷짐지고 있다가 뜬금없는 행사

- 시의회에도 곱지않은 시선

- 대안은 없고 각계 의견 전달만

 

최근 몇 년 동안 부산시의 시정에서 가장 날 선 비판이 쏟아졌던 분야가 '문화'. 시는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 금지 논란을 시작으로 부산문화재단 민간이사장 임명 반발, 부산비엔날레 파행, 부산문화회관 법인화 논란, 부산문화재단 기본재산 적립금 미편성 사태까지 독선적이고 미숙한 문화행정으로 예술계와 시민의 비판을 받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부산시의회가 주최한 '부산 문화정책 관련 토론회'가 지난 3일 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려 토론자, 예술인, 시민들이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부산시, 부산시의회, 부산문화재단, 부산예총, 부산민예총, 언론 등 문화예술 기관·단체가 모여 이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3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산시 문화정책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시의회 황보승희 경제문화위원장은 "부산시 민선 6기 출범 이래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가 무엇인지 듣고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시의 문화정책 비전 부재와 미숙한 정책 운영을 문제로 꼽았다. 부산시의회 이지훈 자문위원은 "시의 정책보다 정책 운용이 문제였다. 문화재단 민간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저지른 절차상 오류, BIFF 집행위원장 임기 1년을 앞두고 사퇴를 압박한 것, 문예진흥기금이 고갈된 해에 문화재단 적립금을 편성하지 않은 것 등은 모두 정책 운용의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차재근 서울시청년허브센터장은 "서울시는 2006'비전 2015'를 만들고 도시경관 디자인과 문화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 시민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해 '비전 2030'을 만들기까지 3년간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55차례 열어 시민 문화 향유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문화정책에 시민이 참여하면 나중에 쉽게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정상도 논설위원은 "시의 문화정책은 책임만 물었을 뿐 권한을 주지 않았다. 자신 있게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대신 현장과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민예총 원향미 정책위원장은 "문화정책의 효과는 단기에 나타나지 않기에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비전 수립이 필요하지만 이에 미숙했다"고 말했다.

 

시의 문화정책이 시민 문화 향유와 문화교육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호응을 얻었다. 동서대 강해상(관광학부) 교수는 "그동안 시의 문화정책이 대형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시민 문화예술 향유로 옮겨가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민의 문화 역량 강화를 위해 문화교육에 신경을 써야 하며, 문화를 관광으로만 보지 말고 복지, 도시재생, 교육 등으로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부산예총 김동석 회장은 "기초 예술에 대한 시의 지원이 충분치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시 이병진 문화관광국장은 "시의 문화정책의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자(본지 지난달 13일 자 2면 보도) 올해 주요 아젠다를 정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할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겠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2030 비전'을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문화재단 유종목 대표는 "문화재단의 정책 제언과 연구조사 기능을 강화해 시와 예술인 사이 소통과 정책 수립의 거버넌스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시의 문화정책을 진단하기보다 대체로 각계의 요구를 전달하고 시의 대답을 듣고 말아 싱겁게 끝났다. 지난 몇 년간 시와 예술계가 대립할 때 뒷짐을 지고 있던 시의회가 갑자기 토론회를 연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예술계 한 관계자는 "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나, 뚜렷한 메시지나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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