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부산문화회관의 존재 이유를 묻다

浩溪 金昌旭 2017. 11. 30. 08:26


수익 좇는 부산문화회관, 관객 지갑만 쳐다보나

 

부산일보』 2017. 11. 30 (25)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올해 부산문화회관의 24개 기획 공연 중 수익분기점을 넘긴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올해 1월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부산문화회관이 기대와 달리 저조한 기획 공연, 각종 사용료 인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정책연구위원 김창욱 박사(음악학)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산문화회관은 모두 24건의 기획 공연에 112000여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수익은 59000여만 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24개 공연 중 3개 공연만이 지출 대비 수입이 높았고 이마저 문화회관의 순수기획이 아니라 대형뮤지컬, 대중가수 공연 등 공동기획 공연이다.

 

재단법인 새 출발 이후

기획력 부족 드러내며

공연 대부분 수익률 '바닥'

 

대관료 인상·주차 유료화

문화계·관객 불만만 커져

 

대부분의 기획 공연이 투자금 대비 수익금이 50%에도 미치지 못했고 심지어 1%10%대에 그친 공연도 있다. 기획 공연 중 14개가 20~40%대 수익률이며 그 가운데 3개는 또 공동기획이다.

 

이처럼 공연에 대한 관객의 수요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볼 만한 공연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문화회관의 기획력 부재가 심각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문화회관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 콘텐츠가 없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공연 예산, 관객 상황이 훨씬 열악한 구() 단위 문화회관들조차 지난해 을숙도문화회관이 90, 영도가 113, 해운대 65, 금정 85건으로 부산문화회관 기획 공연 숫자보다 월등히 많다. 부산문화회관이 기획공연으로 보면, 양이나 질적인 면 모두 아쉽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화회관은 또 법인화 이후 수익 사업에 지나치게 치중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부산의 공연 기획자와 공연 단체들은 지난해 대비 대관료를 포함한 시설 사용료가 30~50% 인상된 것 같다고 말한다. 이들은 "부산의 기획사, 공연단체들이 대부분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이렇게 사용료를 인상하면 부산의 공연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원금을 받아 공연하는 단체는 올해 인상된 대관료 때문에 문화회관 공연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문화회관은 대관료 인상뿐만 아니라 주차장과 팸플릿도 유료화해 관람객에게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부산문화회관은 현재 공연 관람 여부와 상관없이 선불로 2000원의 주차비를 징수한다.

 

문화회관 공연을 자주 찾는다는 한 관객은 "입장권이 6000원인 영화관도 2~3시간 무료 주차 혜택을 준다. 이보다 몇 배의 비용을 내고 공연을 보러 오는 관람객에게 주차비를 부과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 문화회관은 부산시민들의 세금으로 설립, 운영되는 기관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없이 단순히 공연 내용을 알리는 것에 그친 팸플릿을 판매하는 것을 두고 관객들의 불만이 크다. 부산문화회관은 이 같은 불만에 대해 "공연장 대관료는 순수하게 5% 정도 인상되었다. 재단법인화되며 부가세가 10% 추가되었고, 이전에는 냉난방 비용을 별도 청구했는데 관람객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계절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대관료에 냉난방비 항목을 넣다 보니 체감 인상률이 높게 느껴진 것 같다. 공연 주최 측이 비용을 줄이기 냉난방 신청을 잘 안 했고 관람객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문화회관에 쏟아졌다. 지난 16년간 대관료를 동결해 다른 시도 공연장보다 사용료가 아주 낮았다. 공연장 사용료를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