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청, 『강서구보』 2018. 12. 26 (7)
각 지역에 소재한 문화회관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과 복지향상을 위한 공공 문화시설이다.
부산의 지역 문화회관은 1990년대 이후 잇따라 개관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래문화회관(1999), 금정문화회관(2000), 을숙도문화회관(2002), 북구문화빙상센터(2005), 해운대문화회관(2007), 영도문화예술회관(2009)이 그것이다.
이들 문화회관에서는 대중음악 콘서트는 물론, 클래식 앙상블과 오케스트라,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과 춤 등 다양한 무대예술을 통해 지역 실핏줄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근래 들어, 서부산권 강서구에도 문화의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가 명지지구 근린공원 내 연면적 12,251㎡(건축면적 5,909㎡)에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소식이다.
오랫동안 1차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보였던 강서구는, 그러나 2000년대에 이르러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명지 국제 신도시가 건설되고, 여기에 에코델타시티 사업도 추진되면서 마침내 상전벽해, 경천동지할 만큼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산업과 경영 및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국제 비즈니스의 전진기지로 조성되고 있으며, 신항만은 물류와 유통, 명지는 국제 비즈니스와 의료·교육, 지사는 첨단부품과 연구개발센터 등과 같이 지구별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강서는 인구도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다.
강서구의 인구는 올해 말 12만명을 훌쩍 넘었다. 오는 2030년에 강서구 인구는 35만명을 예측하고 있다.
인구의 팽창은 필연적으로 문화의 급격한 수요를 가져온다. 특히 젊은 층이 광범위하게 유입되는 신도시는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들은 머잖아 색다른 문화콘텐츠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요구하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강서구는 새로운 수요층에 대한 문화향유권 제공은 물론, 저변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강서구에는 이렇다 할 공연장 하나 없었다. 기껏 학교 체육관이나 기업체 강당, 또는 타 지역 공연장을 빌려 문화활동을 벌이는 것이 최선이었다.
게다가 관객들은 또 무슨 죄였던가? 가까이는 을숙도문화회관, 멀리는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에까지 애써 찾아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들은 저녁 7시 30분의 공연시간을 맞추기 위해 꽉 막힌 퇴근길을 뚫고, 라면이나 김밥으로 겨우 허기를 달래며 공연장에 들어서야 했다.
여지껏 강서 주민들이 느낀 문화적 소외감과 박탈감을 누가 보상해 주어야 하는가!
이런 점에서, 강서의 문화복합시설 건립은 여간 고무적인 일이 아니다. 실제 지역 주민들의 설문조사에서도 공연장 조성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지자체의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장르의 80%가 음악 관련 공연이라고 볼 때 음악을 중심축으로 하는 전용 공연시설 건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서구에 따르면, 문화복합시설에 들어설 공연장은 900석 규모의 클래식음악 전용홀과 300석 규모의 다목적홀이라 한다. 더욱이 클래식 전용홀이라면 갖춰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리허설과 휴식을 위한 충분한 공간, 악기와 장비의 이동 접근성 확보와 같은 외적 요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최상의 음향효과를 위한 건축설계는 가위 절대적이다.
즉 내부구조(바닥·벽·천장)와 외부구조를 분리함으로써 소음과 진동을 차단해야 하고, 무대마루의 구조, 조명과 영상 장비의 소음 차단, 흡음률을 고려한 객석 등 시설까지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제대로 된 시설에서 제대로 된 공연을 기대하는 것은 문화생산자나 수용자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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