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신축년(辛丑年)이라지? 소는 소이로되, '흰 소'의 해라는데 나는 여지껏 그런 소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내가 몰이를 하고, 여물을 먹였던 소는 언제나 황소였네. 커다란 눈망울은 마냥 선량했고, 행실은 늘 착실하고 순종적이었지. 새벽부터 밤까지 좀처럼 쉴 틈이 없었던 소, 경운기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소는 정말 소처럼 일만 했지.
각설하고, 소암(素庵) 스님께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수를 봐 주시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꽃 피고 새 우는데, 무엇이 더 필요한가, 다. 그러나 그리 호사를 누린 기억이 없으니, 아마 올해도 그럴 테지. 그럼에도 동가홍상(同價紅裳)이라, '나쁘다'보다 '좋다'는 것이 좋은 거다. 손가락이 가는 한 인간에게는 그런 말씀이 더없는 위안이 되기도 한다. 2021. 3. 9 들풀처럼
본괘(本卦)는 '뇌택귀매(雷澤歸妹) 필유형통지의 (必有亨通之意)'라. 풀이한 즉, '품은 뜻이 고상하고 마음이 바르니 복을 내려 준다. 반드시 세상 사람들의 치하를 받을만한 경사스러운 일이 생길 것이다. 동업을 하면 그 힘이 쇠를 끓일 정도로 솟아오른다'다.
조금 더 풀어보면, 아래와 같다.
화소원중(花笑圓中) 동산에 꽃이 피었으니
봉접래희(蜂蝶來戱) 벌과 나비가 와서 춤춘다.
금년지중(今年之中) 금년 동안에
필유경사(必有慶事) 반드시 경사가 있으리라.
이인동심(二人同心)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 하면
매사이취(每事易就) 무슨 일이나 쉽게 이룬다.
약비이사(若非移徙) 만일 이사수가 아니면
개업지수(開業之數) 개업할 운이다.
아예 다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운세풀이] 금년에는 특히 결혼기에 이른 젊은 남녀라면 반드시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 혼인을 하고 새롭고 희망에 찬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이미 결혼한 부부 사이에는 후세가 태어날 수도 있다. 경영인은 협력자가 많아 사업이 발전한다. 그리고 이사할 수도 있고 사업, 직장을 바꾸어도 발전적인 결과가 될 것이다.
[재운] 수입이 원활하고 자금유통도 무난하다. 누구에게 부탁한 것이면 이룬다.
[건강] 안전하며, 환자의 입장이면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
[시험/직장] 시험, 취직, 승진 모두 유리하다.
[애정/결혼] 애인도 생기고, 결혼할 운도 있으니 새 가정을 꾸미게 되는 운이 도래하였다.
※ 다 좋다. 그러나 "이미 결혼한 부부 사이에는 후세가 태어날 수도 있다"는 말씀은 철회되어야 한다. 슬하에 삼녀만도 버겁다. 또한 "결혼할 운도 있으니 새 가정을 꾸미게 되는 운이 도래하였다"는 말씀도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한다(조금은). "결혼할 운이 없지 않으나, 새 가정을 꾸미기 보다 헌 가정이라도 지키는 일이 끼니를 잇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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