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움베르토 지오르다노(Umberto Giordano 1867-1948)의 오페라 '안드레아 세니에'. 프랑스 혁명에 참여한 시인 안드레아 세니에(André Chénier 1762-1794)의 삶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세니에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하에서 젊은 나이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 갔다.
백작의 딸 맛달레나가 시인의 '사랑'에 대해 비웃자, 세니에가 나서서 그녀에게 다음과 같은 아리아를 부른다. 바로 '어느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Un di all'azzuro spazio)다. 드라마틱 테너가 불러야 제맛이다. 2011. 5. 18 들풀처럼.
어느 날, 나는 넋을 잃고 푸른 하늘과 꽃으로 가득한 목장을 바라보고 있었지.
태양은 금빛 소나기를 쏟아 내려주고, 모든 세상은 황금에 빛나고 있었어.
대지는 거대한 보물 같았고, 창공은 그것을 감싸는 보고 같았지.
대지는 부드럽게 스쳐가며, 얼굴에 생기있는 입맞춤을 하네.
나는 사랑의 승리로 소리치네.
"당신을 사랑하오. 내 얼굴에 입맞춘 당신. 천국같이 아름다운 나의 조국이여!"
사랑에 충만되어 나는 기도하러 갔지.
나는 어느 교회의 문턱에 서 있었네.
거기에는 성인과 성모를 모신 댓가로 받은 공물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떨리는 손을 내밀며 희망없이 빵을 구걸하는 노인들의 애원을 못 들은 척하는 성직자가 서 있었지.
나는 초라한 작은 집으로 들어갔네.
거기에는 소작료를 거의 낼 수 없는 땅을 저주하며 욕설을 퍼붓고,
신과 자기 자식의 비참함을 저주하는 남자의 소리가 들려오네.
그런 비참한 모습을 보고 귀족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당신의 눈에서만 인간적인 연민의 정을 발견할 수 있었소.
그래서 나는 당신을 천사로 여기고 있었소. 그리고 생각했소.
"여기에, 삶의 아름다움이!"
그러나, 당신의 그 말을 들었을 때 내 가슴은 고통으로 가득 차 버렸소.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여, 시인의 말을 경멸하지 마시오.
잘 들어요. 당신은 사랑을 알지 못해요!
사랑은 신이 주신 선물이요, 경멸하지 마시오.
사랑이야말로 온 세상을 움직이는 생명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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