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시를 위한 시

浩溪 金昌旭 2011. 10. 2. 21:09

이문세가 부르는 '시를 위한 시'

 

1987년 이영훈이 작곡한 노래. 작곡가 이영훈(1960-2008)은 1986년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음악계 데뷔. 이문세 제4집 앨범 '사랑이 지나가면', '이별이야기', '그녀의 웃음소리뿐'을 비롯, '광화문 연가', '깊은 밤을 날아서' 등을 잇따라 힛트했다. 2006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 끝에 2008년 세상을 떠났다. 

 

 

가을 저녁의 시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나 보다.

 

이 저녁

누가 죽어가나 보다

살을 저미는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나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 가버리는가 보다.

 

- 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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