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1. 26
김영준 기자
인천문예회관의 기대되는 기획
"클래식 음악공연이어서 외면을 받는 것이 아니라 '뻔하고 재미없는 클래식 공연'이어서 외면을 받는 것입니다."
부산에서 음악평론가로 활동중이며 최근 세 번째 평론집 '청중의 발견'(해피북미디어 刊)을 내놓은 김창욱(45)씨는 작금의 일반적 공연 형태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김씨는 "클래식 공연도 참신하고 젊은 기획을 해야 한다"며 '청중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연주 실력은 당연한 것이며, 참신한 기획력으로 청중에 다가가야 한다는 견해이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하 회관)은 최근 올 한해 주요 공연 라인업을 확정·발표했다.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지휘하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 댄스 퍼포먼스 '번 더 플로어', 뮤지컬 '캣츠', 러시아 국립 레드 아미 코러스 등 다채롭다. 최근 수년간 일개 공연기획사인 CMI에 의존해서 프로그램이 짜여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중 RNO의 인천 공연은 음악팬들의 시선을 끈다. 1990년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탄생한 민간 오케스트라 RNO는 단원 개개인이 독주자로 활동할 정도로 단원들의 역량에 비중을 두고 있다. 지휘자 플레트뇨프는 이들을 하나로 모아 화려한 사운드를 이끌어내고 있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은 다섯 테마로 올해 연주회를 구성했다. 그 중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악장들과 꾸미는 '하모니 플러스 시리즈'는 참신함 자체이다. 토모 켈러(런던 필하모닉)와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을, 데이비드 김(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미셸 김(뉴욕 필하모닉)과는 각각 말러의 '교향곡 1번'과 '5번'을 연주한다. 이같은 연주회는 신선함을 원하는 지역 음악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며, 세계적인 악장과 함께 리허설을 하고 연주회를 갖는 단원 개개인의 연주력 또한 끌어올릴 것이다. 회관이 일신한 레퍼토리로 올해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역량 강화를 통해 자체 공연기획팀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는 법인화 문제로 흔들리고 있는 회관의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