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1일자 17면
신귀영 기자
'명품' 앞에서 난해함은 없었다
부산국제음악제 폐막 리뷰지난 9일 제7회 부산국제음악제 폐막 공연에 나선 백혜선 백주영 신현수 전정훈과 피터 와일리가 브람스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
- '브람스 음악은 지겹다' 편견 한 번에 잠재운 훌륭한 무대
- 베테랑·꿈나무 무대 섞여 패기와 연륜 고루 담아내
지난 9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7회 부산국제음악제 폐막 공연은 이 음악제의 정체성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2시간 40분이라는 긴 공연 시간에 '듣는다'기보다 '들어 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어려운 브람스의 음악. 그럼에도 객석에는 빈 자리가 거의 없었고 곡이 끝날 때마다 긴 환호성이 이어졌다.
이날 관객의 대다수는 음악 전공자 또는 상당한 클래식 애호가로 보였다. 이들을 공연장으로 이끈 것은 백혜선(피아노), 백주영·신현수(바이올린), 전정훈(비올라), 피터 와일리(첼로)라는 막강 출연진이 선사한 피아노 5중주가 분명했고, 이들은 이름값을 충분히 해냈다.
연습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지 한두 번 실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연주라는 게 이날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의 평가였다. 공연이 너무 길다거나 실내악은 너무 심심하다거나 브람스의 음악이 지겹다는 등 불평을 잠재울 명품 연주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날 공연의 목적이며, 음악제 전체의 목표라고 말하는 듯했다.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5중주로 꾸민 후반부와 비교하면 1부 공연은 액세서리 연주회를 보는 듯 쉽고 유쾌했다. 떠오르는 바이올린 스타 신현수가 연주하는 '지고이네르바이젠'(사라사테)은 애끓듯 절절하다가 활이 바이올린 위를 질주하는 듯 힘이 넘치기도 했다. 패기가 느껴지는 젊은 연주였다.
'30인의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백혜선 음악감독이 '사라장 30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연주자들은 국내 바이올린계의 대모 김남윤이 이끄는 '30인의 바이올린 오케스트라'다. 이 단체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꿈나무 악단이다. 이들은 유려하면서도 일사불란한 연주로 쇼스타코비치의 '로망스'부터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김창욱 음악평론가는 "어린 연주자들의 레퍼토리가 너무 많아 공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진 점 등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정상급 연주자들의 관록이 묻어나는 연주 내용이 무척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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