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부산오페라하우스, 지역예술가를 위한 것인가?

浩溪 金昌旭 2013. 4. 9. 15:05

 

부산오페라하우스 시민토론회에서

나는 지역예술가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할 참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것은 오늘 토론회의 주제다. 이 말은 곧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다름 아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에 있는’(in Busan) 오페라하우스일 수 있고, ‘부산의’(of Busan) 오페라하우스일 수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부산에 있는’ 오페라하우스라고 할 때 그것은 단순히 부산이라는 행정구역 내에 존재하는 오페라하우스라는 의미가 강하다. 곧 판을 벌일 수 있는 마당이 부산일 뿐 그 판의 내용이 부산과 관련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부산의’ 오페라하우스라고 할 때는 그 의미가 사뭇 달라진다. 즉 판을 벌일 수 있는 마당도 부산에 위치하지만, 그 내용도 ‘부산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부산시민을 위한 오페라, 부산의 빛깔과 향기가 스민 오페라, 부산의 작곡가가 만든 오페라, 부산의 연주가들이 참여하는 오페라가 대거 무대에 올려져야 비로소 부산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에 값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마땅히 ‘부산의’ 오페라하우스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기념비적인 랜드마크”, “외국 관광객 유치”, “해외 유명 오페라” 등에서 보듯 오직 외부를 향해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다.

 

부산시는 흔히 세계 유수의 오페라하우스를 선망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노르웨이 오슬로, 덴마크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시(市)는 부산항의 역사성을 반영한 기념비적 랜드마크, 연간 18만 명의 관람객 유치 등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이갑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해외 유명 오페라는 물론 K-팝같은 것도 무대화할 수 있는 오페라하우스를 꿈꾸기도 한다.

 

도시의 랜드마크적 성격을 갖는 공연장들은 그에 걸맞게 충분한 콘텐츠와 운영에 따른 적정 공간 배분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한 인력양성 등 해당 지역 예술상주단체들의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 내며 종합예술센터의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과 문화는 지역민들의 삶과 예술을 담은 총체적 결정판이어야 한다. 가령 뉴욕의 링컨종합예술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는 줄리아드 학교, 뉴욕 필하모니, 뉴욕 발레 등 총 12개 기관이 상주하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대로 된 오페라하우스가 되려면, 그 운영에 필요한 무대장치․의상․조명․무용 등 갖가지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특히 상주(혹은, 전속) 오페라단․오케스트라․합창단 등은 오페라하우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의 예술가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또한 부산시는 부산의 예술가들에게 어떤 존재 의미를 갖는가?

 

김창욱(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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