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요힐링을 마치고,
眞鏡宗師님께옵서 시 한 편을 읊어주시다.
陶淵明의 '歸田園居'.
2013. 4. 13 밥집에서.
포토 바이 들풀처럼. 왼쪽은 진경종사님, 그 옆이 이뿐이(와~ 이뿌다!)
"어려서부터 세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성품은 본디 산을 사랑했거늘
잘못하여 먼지 속 그물에 빠져
어느덧 벼슬살이 13년을 겪었노라.
떠돌이 새는 옛숲을 그리워하고
연못의 물고기는 옛물을 생각하듯이
나도 황량한 남녘 들녘을 개간하여
전원으로 돌아가 살리라.
반듯하니 3백 평 대지 위에
조촐한 8-9칸 초가를 지으니
뒷뜰의 느릅과 버들은
그늘 지어 처마를 시원히 덮고,
앞뜰의 복숭아 오얏꽃들은
줄지어 집 앞에 피었노라.
저 멀리 아득한 마을이
어둑어둑 깊어질 새
허전한 인가(人家)의 저녁연기는
느릿느릿 피어오르네.
깊은 골목 안에서 개 짖는 소리
뽕나무 가지에서 닭이 운다
뜰 안에는 잡스런 티끌 없고
텅 빈 방은 한가로워라.
오랜 세월 세속에 갇혔다가
이제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노라."
포토 바이 들풀처럼. 종사님 맞은편은 경이당 사모님, 그 옆이 이필순, 김진도 도반님.
세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산을 좋아하는 도연명의 성품은 나와 똑 같네.
그러나 13년 간 벼슬살이한 그와는 달리, 나는 아직 닭벼슬 하나 얻지 못하였네.
나 또한 전원으로 돌아가 살고 싶으나,
3백평이 뭔가? 연건평 30평이면 족하네.
8-9칸이 뭔가? 3칸이면 충분히 족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