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오페라가 먼저다

浩溪 金昌旭 2013. 7. 3. 14:36

 

부산오페라하우스: 하우스가 먼저냐, 오페라가 먼저냐?

 

엊그제 부산오페라하우스 민·관·학 협의체 운영·콘텐츠분과위원회에 다녀왔다(2013년 7월 1일 4시, 부산시청 12층 소회의실). 짜라투스트라가 아닌 관계로, 여기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1.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오페라하우스 총 사업비가 2,629억이 든다고 했는데, 이것은 애초 한국공간건축학회가 제시한 3,000억에서 줄어든 액수다. 사업비의 감액 이유를 여태껏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과도한 예산에 대한 시민 저항 때문에 시(市)에서 적절히 알아서 줄인 것이 아닌가?

 

2. 롯데에서 내기로 한 1천 억이 아직 안들어 왔을 것이다. 들어오기는 들어오는가? 그래도 1천 629억이 모자란다. 중앙정부에 요청해 두었다고 하지만, 부산국립아트센터(편집자註=옛말로 부산국립극장을 가리킨다. 명색이 나도 건립추진위원인데, 언제·왜 명칭이 바뀌었는지 들어본 바가 없다)와 기능이 동일한데, 상식적으로 중복 지원이 가능한가? 좋다. 중앙정부에서 화끈하게 1천 억을 지원했다 치자. 나머지 629억은 시민 혈세로 충당할 게 아닌가? 시민들이 동의하겠는가?

 

3. 집 지을 돈도 없고, 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좋다. 지었다 치자. 짓고 나면 끝인가? 최소한 오페라단·합창단·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고, 이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그런데 제출자료에는 이에 대한 항목과 예산이 모두 빠져 있다. 내가 집을 짓더라도 집 짓는데 들어가는 돈 말고도 새로 들여놓을 냉장고·세탁기같은 가전제품 구입비는 물론, 전기값·물값 등을 예상해야 하지 않나? 하물며 오페라하우스임에랴!

 

※ 이날 분과위원장께서 책임담당자에게 다음 위원회 때는 운영·콘텐츠 관련자료 일체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판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