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서안(書案)에 앉았더니 불현듯 주체할 수 없는 시심(詩心)이 발동하였다. 그래서 시(詩) 한 편을 썼다. 쓰고 보니, 김수영이나 김광규의 요설적(饒舌的) 내음새가 물씬 풍긴다. 제목은 '혈세'(血稅)로 정하였다. 김곰치 소설가 겸 평론가가 코치를 해 줌에 따라 약간의 수정을 가하였다. 2013. 8. 5 樂文坊에서
우리나라
동회 공무원은 동장부터 섬기고
구청 공무원은 청장부터 섬기고
도청 공무원은 도지사부터 섬기고
시청 공무원은 시장부터 섬기고
국가 중앙공무원은 대통령부터 먼저 섬긴다
그러나
국가 중앙공무원이 국민부터 섬기고
시청 공무원이 시민부터 섬기고
도청 공무원이 도민부터 섬기고
구청 공무원이 구민부터 섬기고
동회 공무원이 동민부터 먼저 섬겨야 하지 않는가
왜냐하면,
동회 공무원은 동민들의 혈세로 먹고 살고
구청 공무원은 구민들의 혈세로 먹고 살고
도청 공무원은 도민들의 혈세로 먹고 살고
시청 공무원은 시민들의 혈세로 먹고 살고
국가 중앙공무원은 국민들의 혈세로 먹고 사니까.
'아름다운 날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흘레 붙는 개를 보며 (0) | 2013.08.12 |
---|---|
이산하 시인을 만나다 (0) | 2013.08.09 |
악문방, 문패 달다 (0) | 2013.07.30 |
학동여행 (0) | 2013.07.26 |
초대형 난개발, 에코델타시티 (0) | 201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