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추석풍경

浩溪 金昌旭 2013. 9. 17. 17:58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20리를 걸어 열하룻 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뿐이는 대추를 안준다고 울었다.

송편같은 반달이 싸릿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와지면
이뿐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노천명(盧天命 1912-1957), '장날', 『산호림』(珊瑚林,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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