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미 있는 노래 한 곡조 들어볼까? 가수 박향림(朴響林)이 부른 「옵빠는 風角쟁이」다. 1938년 콜럼비아레코드에 취입한 노래로 일제시대 대표적인 만요(漫謠), 즉 코믹송이다. 노래 속의 오빠는 풍각쟁이다. 풍류를 아는 모던 보이(modern boy)인 듯하다. 어쩌면 룸펜이거나 백수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욕심쟁이에, 심술쟁이고, 깍쟁이다. 트집쟁이에다, 핑계쟁이요, 대포쟁이기도 하다. 요새도 이런 오빠 참 많다.
그런데 이 오빠가 어떤 성격의 오빠인지는 알 수 없다. 친오빠일 수도 있고, 옆집 오빠일 수도 있고, 아는 오빠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오빠가 "비단구두 사가지고" 온다던 그 오빠나 "기도하는!" 용필이 오빠는 아니다. 그럼에도 여동생은 그런 오빠가 싫지 않은 모양이다. 아니, 싫기는커녕 좋아서 안달 날 지경이다. 요새도 이런 여동생 참 많다. 2014. 7. 4 들풀처럼.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내 반찬 다 뺏어 먹는 거 난 몰라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고
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오빠는 트집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싫여 난 싫여 내 편지 남 몰래 보는 것 난 싫여
명치좌 구경갈 땐 혼자만 가구
심부름 시킬 때면 엄벙땡하구
오빠는 핑계쟁이 오빠는 안달쟁이
오빠는 트집쟁이야
오빠는 주정뱅이야, 머
오빠는 모주꾼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밤늦게 술 취해 오는 것 난 몰라
날마다 회사에선 지각만 하구
월급만 안 오른다구 짜증만 내구
오빠는 짜증쟁이 오빠는 모주쟁이
오빠는 대포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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