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청산에 살리라

浩溪 金昌旭 2016. 7. 3. 11:46


비가 내리다 그쳤다. 산자락을 휘 둘러보니, 눈알이 다 맑아진다. 이럴 땐 「청산에 살리라」가 절로 떠오른다. 작사·작곡자는 김연준(金連俊 1914-2008)이다. 그는 생전에 『김연준 가곡 1,500곡집』을 남겼다. 또한 그는 한양대학교를 설립하고 그 학교 총장도 지냈다. 음악적 감성에 재력까지 겸비했으니, '난사람'이 따로 없다. 부산에서는 바리톤 박대용 님이 잘 부른다. 그의 애창곡이다. 2016. 7. 3 들풀처럼.


테너 박인수가 부르는 「청산에 살리라」


손 흔들고 떠나갈 미련은 없다

며칠 째 청산에 와 발을 푸니

흐리던 산길이 잘 보인다

상수리 열매를 주우며 인가(人家)를 내려다 보고

쓰다 둔 편지구절과 버린 칫솔을 생각한다

남방(南方)으로 가다 길을 놓치고

두어 번 허우적거리는 여울물

산 아래에는 때까치들이 몰려와

모든 야성(野性)을 버리고 들 가운데 순결해진다

길을 가다가 자주 뒤를 돌아보게 하는

서른 번 다져두고 서른 번 포기했던 관습들

서쪽 마을을 바라보면 나무들의 잔숨결처럼

가늘게 흩어지는 저녁연기가

한 가정의 고민의 양식으로 피어오르고

생목(生木) 울타리엔 들거미줄

맨살 비비는 돌들과 함께 누워

실로 이 세상을 앓아보지 않은 것들과 함께

잠들고 싶다.

 

- 이기철, '靑山行'(민음사, 1982)



주현 형이 보내온 메시지


그래 창욱아 

청산에 살아야지

나도 숲으로 가고 싶구나 

네 푸르런 마음이

고맙구나

건강하게 지내라

사랑한다!!!

 

박주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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