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소설 『춘향전』은 오랜 세월 우리네 삶과 함께 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판소리에서 연극·마당극·오페라·영화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예술의 전 장르에 걸쳐 끊임없이 변용되었다. 광복 이후만 해도 열 일곱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최은희부터 김희선·이효정, 또 최무룡부터 이민우·조승우 등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가 탄생되기도 했다.
『춘향전』이 이토록 오랜 세월동안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먼저 그 속에 내재한 인간평등, 허위의식 배격, 계급사회 고발, 봉건주의 타파 따위의 갖가지 정치·사회적인 이유를 들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이 동서고금의 남녀노소에 있어 '마르지 않는 샘', 곧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때 타오르는 사랑 앞에 눈 잃고 귀 멀지 않은 자 뉘 있으랴? 2017. 8. 12 들풀처럼.
1950년에 초연된 현제명(玄濟明 1902-1960)의 오페라 『춘향전』. 2중창 「사랑가」를 류정필과 정꽃님이 노래한다.
『춘향전』에 나오는 또 다른 2중창 「그리워 그리워」. 테너 엄정행과 소프라노 김희정이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