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봄날은 간다

浩溪 金昌旭 2020. 4. 4. 11:15

 

 

산과 들에 꽃들이 만발하네

피기 어려워도 지는 건 잠시라지

누구나 봄날은 있지만, 잠시라네

아주 잠시라네

머잖아 꽃 지고 봄날도 갈 거니까

가뭇없이 날아간

지난 겨울 지연(紙鳶)과 같이

 

2020. 4. 4 들풀처럼

 

장사익이 노래하는 「봄날은 간다」(손로원 시·박시춘 곡)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서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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