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부지가 유언장을 남긴 때가 세상 뜨기 3개월 전이다. 2년 전부터 일기를 써 왔다는 사실도 어제 알았다. 삶의 마지막 기록은 의외로 간명하다. 2020. 7. 12 들풀처럼
내가 나 다섯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 위에 형님이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사랑하는 형님을 저 세상으로 보냈다. 다른 계모 밑에서 결혼하여 4남매 가졌다. 내가 해군에 있을 때 1961년 1월 22일 당신을 만났다. 62년도에 창석이 태어나고 64년도 창영, 66년 창욱, 68년 정아가 태어나 행복했다. 내 나이가 83살이 되니 너희들 4남매 두고 나는 세상을 떠날 때가 되었다. 너희들에게 부탁할 것은 홀로 될 엄마한테 잘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함안 대산면 논은 창석이에게 물려주고 싶단다. 나머지 3남매는 엄마 살다 남은 재산은 똑같이 나누어 가지기 바란다. 내 유골은 ○세 좋은 곳에 뿌려다오. 2020.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