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5촌 계모임 '사언회' 정기회에 다녀왔다(6:30 진해구 중원로 73번길 8 천지갑산). 회원들 대부분이 진해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언제나 그곳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한때는 줄곧 우리 부산팀이 한꺼번에 왕창 자리하기도 했으나, 차츰 나이가 들자 다리에 힘도 빠지고 숨도 가빠지고 해서 차라리 교대로 번갈아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부지 세상 떠난 이후 첫 모임인데, 때마침 우리집 차례가 온 터다. 부산팀을 대표해서 인사말을 해 달래서 부득이 한 마디 하고 말았다.
생전 아부지 환우를 걱정해서 찾아주신 몇몇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더구나 아부지 장례식에도 기꺼이 먼 걸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다소 상투적인 말이었다. 특히 아부지가 세상을 떠나 아쉬운 마음 적지 않았으나, 요컨대 고종명(考終命), 큰 고통없이 돌아가신 것은 실로 축복이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평균 60줄을 훌쩍 넘긴 분들이라 대체로 공감하는 눈치였다. 삶의 끝자락에 가까울수록 '고종명'은 새삼 우리의 뜨거운 화두(話頭)로 등장하게 될 터다. 2020. 7. 26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