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4일, 앙상블 프로무지카가 가덕도에서 노을음악회를 열었다(4시 30분 외양포 전망대). 100여 년 전, 일제는 이곳 대항마을을 대륙침략의 전초기지(前哨基地)로 만들고 일본군 사령부를 주둔시킨 바 있다.
따뜻한 봄날, 어쩌면 땡볕이 내리쬐는 더운 봄날이었는지도 모른다. 멀찌감치 외양포가 보이는 전망대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그 무렵 나는 포진지를 순례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이제 막 봄풀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중년 여인 셋이 나물을 캐러 가는 듯 언덕빼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한 여인이 말했다.
“무슨 소린공?”
다른 여인이 말했다.
“무슨 음악회 같은 거 한다던데?”
다시 그 여인이 말했다.
“누가 오는공?”
다시 다른 여인이 말했다.
“몰라, 무슨 클래식 한다던데?”
또 다시 그 여인이 말했다.
“클래식?”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나는 무식해서 그런 거 모린다.”
그들 무리는 조심조심 계단 오르는 일에 열중했다.
그런데, 그때 그 여인은 왜 클래식에 무식하다고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