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어떤 풍경

浩溪 金昌旭 2021. 6. 20. 10:41

포토 바이 강서구청

 

2018년 3월 24일, 앙상블 프로무지카가 가덕도에서 노을음악회를 열었다(4시 30분 외양포 전망대). 100여 년 전, 일제는 이곳 대항마을을 대륙침략의 전초기지(前哨基地)로 만들고 일본군 사령부를 주둔시킨 바 있다.

 

포토 바이 들풀처럼. 언덕빼기에서 본 일본군 포진지

 

따뜻한 봄날, 어쩌면 땡볕이 내리쬐는 더운 봄날이었는지도 모른다. 멀찌감치 외양포가 보이는 전망대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그 무렵 나는 포진지를 순례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이제 막 봄풀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중년 여인 셋이 나물을 캐러 가는 듯 언덕빼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포토 바이 강병열 님. 그날 풍경

 

전망대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한 여인이 말했다.

 

“무슨 소린공?”

 

다른 여인이 말했다.

 

“무슨 음악회 같은 거 한다던데?”

 

다시 그 여인이 말했다.

 

“누가 오는공?”

 

다시 다른 여인이 말했다.

 

“몰라, 무슨 클래식 한다던데?”

 

또 다시 그 여인이 말했다.

 

“클래식?”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나는 무식해서 그런 거 모린다.”

 

그들 무리는 조심조심 계단 오르는 일에 열중했다.

 

그런데, 그때 그 여인은 왜 클래식에 무식하다고 했을까?

 

 

[기사] 외양포 노을음악회

클래식과 함께 가덕도는 노을로 물든다 『부산일보』 2018. 03. 21 (24)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가덕도 외양포 노을음악회 주요 출연진들과 외양포 전경. 부산일보DB·음악풍경 제공 부산 최남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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