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안 돼!

浩溪 金昌旭 2012. 7. 18. 13:28

 

부산일보

  2012. 7. 18

 

 

콘텐츠 알맹이 빠진 오페라하우스, 안 돼!

 

 

배너

부산시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에 대한 토론회가 17일 오후 부산YMCA 회의실에서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의 주최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가 북항재개발 지역에 건립을 추진 중인 오페라하우스가 여론의 뭇매를 단단히 맞았다. 콘텐츠나 구체적인 예산조달 방안 없이 건물부터 짓고 보자는 식의 행정에 대해 거침없는 질타가 쏟아졌다.

 

17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초량동 YMCA빌딩 소강당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 타당한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동아대 정희준 교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민예총, 공간초록 등 부산지역 시민문화단체 8곳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17일 시민단체 토론회 "부산시가 일방적 추진" 비판

"오페라 수요예측 미비, 예산확보 구체적 계획 없어"'

 

 

발제자로 나선 음악평론가 김창욱 씨는 지난해 개관한 영화의전당과 최근 천장 스프링클러 사고로 망신을 당한 부산문화회관을 예로 들며 시가 기존의 대규모 문화시설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건축물'을 짓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씨는 또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 운영을 위한 콘텐츠 개발이나 기능별 공간 활용방안, 오페라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부산에서 오페라는 많아야 1년에 5~6편 정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며 "불과 0.1% 내외의 극소수 관객을 위해 3천억 원짜리 전용극장을 짓겠다는 것은 무모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지정 토론자들과 일반 참석자들의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건립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도 표출됐다.

 

부산예술대 김상화(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집행위원장) 교수는 "시가 롯데 측의 1천억 원 투자 제안을 덥석 물고 앞뒤 안 가리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3천억 원 이상 드는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막연히 국고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문화지 '안녕 광안리' 이승욱 편집장은 "건립된다 하더라도 해마다 엄청난 운영비가 시민 혈세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에서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굳이 오페라 공연장이 필요하다면 북항의 개방성을 살려 야외공연장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한국해양대 김태만 교수도 "시청에서 회의하면 다 찬성하듯 하지만 밖에만 나오면 왜 반대 목소리가 많은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 교수는 이어 "용역이 나오고 설계 공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여론을 잘 살펴 계획수정이나 중단까지 포함한 재검토 과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토론자에 참석한 부산시 문화예술과 이우환 계장은 "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 자체가 백지화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구체적인 콘텐츠와 운영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는 지난달 총 사업비 3천억 원을 들여 1천800석 규모의 오페라 전용극장과 300석 규모의 다목적 소극장, 부대시설 등을 짓는 오페라하우스 건립방안을 확정하고 최종 설계안을 확정하기 위한 국제공모를 진행 중이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언론에 비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당한가?  (0) 2012.07.23
"짓고 보자"  (0) 2012.07.18
"재검토해야"  (0) 2012.07.18
재능기부 연주회  (0) 2012.07.15
오페라하우스 건립, 타당한가?  (0) 2012.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