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가 노래하는 '소녀의 기도'(1985)
벌써 30년도 다 되었군.
그 무렵, 내가 뛰놀던 연병장에는
벌레 먹은 플라타너스 잎새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지.
어디선가 노래가 들려왔네.
처연하면서도 가슴을 아리게 하는.
그것은 바다르체프스카보다 더 큰 슬픔을
내게 안겨주었지.
바람 불면 흩어지는
쓸쓸한 낙엽이 모두
잠에 취한 이슬처럼 아른거려요
그 목소리 귓전으로
담고 덧없이 걷는 텅빈 마음은
떠난 사랑을 그리워하는
서글픈 마음뿐인데
혼자 남아서 지켜야 하는
외로움이 나를 울리네
나는 나는 붙잡지도 못한 아쉬움에
낙엽 되어 계절 속에 나를 묻으며
봄이 다시 찾아오길 나는 빌어요
이 밤 지새고 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