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부산시향 관람료 올랐다

浩溪 金昌旭 2014. 1. 8. 11:35

 

2014-01-08 | 21면

 

부산문화회관 관람료 현실화 시동 걸었다

10일 시향 정기 연주회부터 배 인상

 

 

부산문화회관이 관람료 현실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립교향악단(이하 시향)은 오는 10일 시향 제496회 정기 연주회부터 관람료를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올린다고 7일 밝혔다. 종전에는 R석 1만 원, S석 7천 원, A석 5천 원이었으나 이번 연주회부터는 R석 2만 원, S석 1만 5천 원, A석 1만 원, B석(신설) 5천 원으로 바뀐다. 

 

이 같은 관람료 인상은 지난해 7월 첫 민간인 관장으로 임명된 박성택 관장의 부산문화회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움직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박 관장은 "관람료 현실화는 시향의 위상 문제도 있고, 또 1990년 책정된 이후 20년 넘게 그대로 유지돼 오던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올렸다"며 "서울, 대구, 울산 등의 시도와 비교해도 부산 시향의 관람료가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문화회관이 법인화로 나아가기 위한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음악평론가 김창욱 씨는 "문화회관이라는 게 공공적 성격이 있는데,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마음대로 관람료를 인상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문화회관 법인화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관장은 "관람료 현실화는 그야말로 현실화의 문제일 뿐, 이것을 문화회관 법인화와 직접 결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관람료 인상을 공지한 것도 그런 의도와 무관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인화 문제와는 별개로 당장 관람료 인상에 대해서는 일부 시민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40대 회사원은 "관람료 인상이 뜬금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관람료 인상 부분에 대해 부산시향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A 단원은 "시민 입장을 좀 더 고려해서 관람료 인상 부분에 대해 여론 수렴 절차를 가졌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B 단원은 "단원들 사이에선 몇 년 전부터 관람료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돼 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시향의 관람료 인상은 여타 공연 관람료 인상에 '도미노'를 예고하고 있다. 향후 시립무용단, 국악관현악단 등의 관람료가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달식·김상훈 기자 do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