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강서예술촌(촌장 강세우)에 다녀왔다. 개촌 14주년 기념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여기는 내 고향일 뿐더러 예술촌이 자리한 곳은 내가 초등 4학년까지 다녔던 학교다. 폐교된 대저중앙초등학교 신노전분교를 예술촌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교생이 48명에 지나지 않았던 분교에서 4학년을 마치면 5학년부터는 본교로 진학하고 거기서 졸업을 했다.
선생님도 2명, 교실도 달랑 2개 뿐이었다. 1학년과 3학년, 2학년과 4학년이 한 교실을 썼다. 교실 양쪽 벽면에는 칠판이 각각 하나씩 붙어 있었다. 1학년과 3학년이 서로 등을 돌리고 앉아 공부했다. 2학년과 4학년도 그랬다. 한 선생님이 두 개 학년을 담당했고, 양쪽을 왔다갔다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예컨대 1학년 국어수업이 끝나면 이들을 자습시키고, 3학년 산수수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3학년 사회수업이 끝나면 다시 1학년 자연수업을 시작하는 식이었다.
교실 귀퉁이에는 자그마한 교무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점심 때가 다가오면, 급식빵이 박스에 담겨 교무실로 배달되었다. 침이 꿀꺽 삼켜질 만큼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교무실 바로 바깥 처마에는 놋쇠로 만든 종이 매달려 있었다. 학교종이 땡땡땡 울리면 어서 모였다.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시니까! 두 형과 나, 그리고 여동생이 모두 여기서 뛰놀았다. 나는 7살에 학교에 들어갔다. 선생님과 가위바위보해서 이겼기 때문이다. 어엿한 큰형은 늘 급장을 도맡아 했다. 뿌듯했다. 그렇게 넓게 보였던 운동장에서 잡풀 뽑기며, 오징어 놀이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다. 벌써 40년 전이다. 2015. 5. 30 들풀처럼. http://www.음악풍경.com/
포토 바이 들풀처럼. 인사말을 하는 강세우 촌장님.
포토 바이 들풀처럼. 식전행사 가운데 양반춤.
포토 바이 들풀처럼. 식전행사 가운데 살풀이춤.
포토 바이 들풀처럼. 식전행사 가운데 판소리 '심청전: 심봉사 눈뜨는 장면'
포토 바이 들풀처럼. 식전행사 가운데 동래학춤.
포토 바이 들풀처럼. 식전행사 가운데 입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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