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시는 원로음악가 임우상 선생님께서 책 한 권을 보내주셨다. 『작곡가 임우상 음악과 인생』(다운미디어, 2015)이라는 제목이다. 이 누추한 곳에까지 관심을? 임우상, 과연 그 분이 누구시길래? 사실 그는 대구 음악계의 지존이자, 계명대학교 음악대학을 한수이남 최고의 음대로 개척한 파이오니어가 아니던가. 더구나, 대학시절 나의 작곡 선생님의 직계 스승이 아니던가!
이 책은 재단법인 대구시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기획·출판한 도서다. 작곡가가 구술한 삶의 역정을 최혜령 문학박사가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놀랍다. 문화관광지가 된 청라언덕을 오른지 불과 엊그젠데, 대구에서 이런 일도 벌이고 있었다니!
그럼, 부산은? 건물 세우는 일은 일사천리지만, 예술가 대접은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음악을 만들고,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그나마 『예술부산』이 '예술가 탐방'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위·자족해야 할까?
부산문화재단이 청년문화만을 앞세워서는 곤란하다. 예술가, 그리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그랬다. "한 사람이 죽으면 박물관 하나가 사라진다". 하물며, 예술가임에랴! 원로는 오늘의 역사이자, 후대의 유산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기획 좀 하기 바란다. 지나간 후면 애닯아 어이하리! 2016. 8. 27 들풀처럼
스캔 바이 들풀처럼. 책 표지
스캔 바이 들풀처럼. 책 속지. 육필로 씌어진 내 이름이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