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총각 때는 그렇다. 잠시라도 못보면 입안에 가시를 삼킨 듯 난리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기 때문이다(法句經). 그러던 커플도 한 20년 살다보면 지치기 마련이요, 그 뽀얀 살결도 어느덧 다림질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런데도 마치 소꿉놀이 하듯 아기자기한 커플이 있다면 여간 부러운 일이 아니다. 요새 그런 커플이 있다는 사실을 어제 알았다.
19세기 프랑스의 오펜바흐(Offenbach 1819-1880)는 오페레타 작곡가. 오페레타(operetta)는 당대 대중의 정서와 취향에 맞도록 꾸며진 상업적 오페라. 그의 대표작은 「지옥의 오르페우스」(Orphée aux Enfer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러브 스토리를 패로디(parody)한 거다. 서곡(overture)에는 파리의 사교춤 '캉캉'(cancan)이 삽입되어 즐거움을 더한다. 2017. 6. 25 들풀처럼.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 서곡.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 에우리디체는 서로 권태를 느낀다. 때마침 지옥의 대왕 플루토가 척 나타나 에우리디체를 유괴한다.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찾고 싶지 않았지만, 여론(輿論)의 힘에 떠밀려 부득이 지옥으로 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옥에서 뒤를 돌아다보면, 이별한다! 지옥에서 에우리디체를 데려 나오던 오르페우스는 아내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부러 뒤를 돌아본다. 순간 에우리디체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둘은 마침내 영영 이별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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