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다시 읽기: 자유지역

浩溪 金昌旭 2018. 1. 18. 08:50


쟈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 1900-1977)


 군모를 새장에 벗어 담고

 새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외출했더니

 그래 이젠 경례도 안 하긴가? 하고

 지휘관이 물었다.

 예 경례는 이제 안 합니다, 하고

 새가 대답했다.

 아 그래요?

 미안합니다. 경례를 하는 건 줄 았았는데

 하고 지휘관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할 수 있는 법이지요, 하고

 새가 말했다.



解說 프레베르는 프랑스 대중시를 개척한 저항과 해학의 시인이다. 그럼에도 그는 "단 한 번도 증오란 말을 쓴 일이 없다." 부정적인 저항의 목소리보다 더 강한 긍정의 힘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 근교의 뇌이쉬르센에서 태어난 프레베르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 온갖 잡일을 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도 연극평론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연극과 영화를 자주 구경했다. 한때 초현실주의 그룹에 들어가 지하활동을 했던 그는, 광고회사에 다니면서 단막극, 장시, 영화 시나리오, 대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창작활동을 벌였다. 이브 몽탕이 노래한 고엽의 가사도 그가 썼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시인이라고 자처한 바 없다.

 

자유인 프레베르의 시편들은 곳곳에 반엘리트주의, 반종교적 성향이 묻어난다. 자유지역」도 그러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새와 군 지휘관과의 대화는 엄격한 상하관계로 짜여진 서열체제를 풍자하는 것이다2018.01.18 들풀처럼.

 

에디뜨 삐아쁘, 「고엽」

https://youtu.be/n2s2tPORlW4?list=PL280EayyLHvTyKUPdA4m1L9hkZcRiXQ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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