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아 님이 최근 심사를 통과한 박사학위논문을 내게 보내주었다. '한국전쟁 시기의 북한 전시가요 연구'라는 흥미진진한 연구물이다. 더구나 논문은 무려 425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이기도 하다. 몇날 며칠을 읽어야 독파가 가능하겠다.
한때 내가 한국근현대음악사에 '몰빵'한 적이 있었다. 그 무렵 그녀가 나를 찾아왔고, 잠시나마 그녀의 논문에 코멘트를 해준 기억이 있다. 이후 한참을 잊고 지낸 오늘에 이르러, 그녀의 치열했던 구도자적 삶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된 셈이다. 그녀의 고단한 수고로움에 깊은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아울러, 이 논문을 불특정 다수를 위한 대중 교양서로 다시 펴냈으면 싶다. 귀한 논문이 내게까지 배달된 것은 그나마 내가 학계 말석을 우두커니 지키고 있었던 덕분이리라. 약방의 주인처럼. 2020. 8. 6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