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는 벼가 자라고 있다. 온통 녹색천지다. 눈알이 다 시원하다. 이들은 서로 속삭인다. 살도 비벼댄다. 나락이 익으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런데, 어느 한 놈도 그러지 않는다. 외려 모가지를 꼿꼿이 쳐들고 있다. 알이 차고 여물려면, 아즉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마도 추석이 지나고 나면, 햅쌀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의 '정기'(精氣)는 쌀에서 나온다. '정'(精)과 '기'(氣) 안에 모두 쌀미(米)자가 들어 있다. 쌀은 곧 생명이고 삶이다. 마땅히 식량주권, 식량안보를 지켜야 할 위정자들이 이를 포기했다. 그들은 모리배(謀利輩)이자, 자본의 노예가 된지 이미 오래다. 2014. 8. 24 들풀처럼.
포토 바이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