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박순복이 부르는 「저 구름 흘러가는 곳」(김용호 시, 김동진 곡)
한국 최초의 음악영화 「길은 멀어도」(1960)에 삽입된 노래. 무명의 젊은 작곡가 고운(최무룡)이 쓴 것을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 미연(김지미)이 부른다.
"이전만 해도 영화에 레코드음악을 주로 썼으나, 이 무렵은 생음악을 써야 될 시대였으므로 나에게 많은 음악을 위촉해 왔다. 그것은 당시 나의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다른 음악가들의 빗발치는 비난과 조소를 감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업에 피로를 느끼면서도 남은 시간을 창작에 힘써야 했다. 이것이 우리들이 겪어야 할 가장 험한 아픔이다. 하루바삐 국력이 신장되어 작곡가는 작곡만 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 연주가는 연주만 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글은 작곡가 김동진의 자전 에세이집 『가고파』(성광사, 1982)에 기록되어 있다. 이 글이 씌어진지도 벌써 한 세대가 훌쩍 지났다. 그러나 “작곡가는 작곡만 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 연주가는 연주만 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 “국력이 신장”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문화에 대한,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여전히 박약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없으니 의지가 없고, 의지가 없으니 실천이 없는 것이다. 실천이 없다고, 의지가 없다고 탓하지 마라. 정작 문제는 생각이 없거나, 생각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있다. 2015. 1. 15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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