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벌건 대낮, 부산의 바닷길을 걸었다.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뿜어져 나오는 지열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해운대 달맞이길, 문탠로드, 청사포, 송정, 기장. 지금은 폐선이 된 동해남부선을 따라 걷기도 했다.
그런데 '문탠로드'라는 이름은 들을 때마다 기분이 언짢다. '달빛길'이라는 정겹고 감칠맛 나는 우리말이 있는데, 공공재에까지 굳이 꼬부랑 이름을 붙여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 공모를 통해 뽑힌 이름이니, 먼저 그것을 선정한 심사위원부터 규탄하고 싶다.
청사포에는 아담한 갤러리가 있다. 아트숲(ART SOOP)이다. 어느 여류작가의 작품이 한 방 가득 전시되어 있다. 화려하고 찬란한 색채미를 드러내 보였고, 무엇보다 어렵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 그러나 비록 화려하거나 찬란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구석에 걸어 둔 것인지 모르지만, 작가의 소박한 자화상에 오히려 눈길이 갔다. 2017. 8. 5 들풀처럼.
포토 바이 들풀처럼. 작가의 자화상.
포토 바이 들풀처럼. 겔러리 '아트숲'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