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600

식구, 밥 먹다

식구(食口)란, '먹는 입'을 일컫는다. '먹는 입'이 많으면 많을수록 먹는 양도 그만큼 많고, 불현듯 먹고 싶은 마음도 생겨난다.  오늘, 모처럼 식구가 모여 양고기 구이를 먹었다. 실로 모처럼이다. 타오르는 불길이 맹렬했으나, 구이가 '먹는 입'을 따라가지 못했다.  먹거리는 장녀 다슬 양이 몽땅 계산했다(월급 탄 덕분에).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머잖아 따봉이와 탱자도 이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받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먹고 나서, 공동정범들이 모여 사진도 찍었다. 50대 이전의 선녀들이 해맑다.

아름다운 날들 2025.01.03

승학산 치유숲

어제, 모처럼 승학산을 오랐다. 초입에 한창이던 '치유의 숲' 공사가 마침내 끝나 깔끔하게 단장한 모습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수탁 운영하는 모양인데, 건물의 문이 닫혀 있었고,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그램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명색이 '국립'이 아닌가? 정치권이든 공공 행정기관이든 건물 세우는 일은 일사천리다. 그러나 운영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혹은 공휴일에 문을 여는 것이 시민에 기여하는 일이 아닌가?

아름다운 날들 2024.11.11

수습기자들

대학 1학년, 학교 신문사의 수습기자로 들어갔다. 필기 및 면접을 통해 7명을 뽑았는데, 모두 49명이 응시했다. 7:1의 경쟁률이었다. 입사 후 첫 신문에 '수습기자의 변'이라는 것을 썼다. 그때 신문에 실린 수습들의 사진을 신문사의 한 선배(하성인)가 오려서 고이 간직한 모양이다. 당시 그는 군복무 중에 받은 신문에서 사진을 취해 업무수첩에 남겼다고 한다. 내게도 없는 것을. 1984년, 아주 까마득한 옛날이다.

아름다운 날들 20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