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햅쌀 사람의 '정기'(精氣)는 쌀에서 나온다. '정'(精)과 '기'(氣) 안에 모두 쌀[米]이 들어 있는 까닭이다. 올해 햅쌀이 드디어 나왔다. 짭짜리 토마토가 생산되는 대저(大渚) 햅쌀이다. 최적기 10월에 탈곡하고, 자연 햇볕에 닷세나 말린 거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 여기서 농사를 지.. 아름다운 날들 2018.11.25
장미 몇 송이 누가 두었을까? 왤까? 내 앞에 놓인 장미 몇 송이 감당하기 어려운 아름다움, 견디기 힘든 향기! 릴케는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지. 포토 바이 들풀처럼 아름다운 날들 2018.11.22
울어봐 출근길, 불현듯 잠재된 시심(詩心)이 발동했다. 그래서 노랫말 하나를 써 봤다. 제목은 「울어봐」. 우리 시대 청년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이 노랫말에 선율을 얹어줄 무명 작곡가를 기다린다. 그로부터 요청이 정중히 들어온다면, 기꺼이 노랫말을 제공할 거다. 만약 작곡가가 .. 아름다운 날들 2018.11.09
방일영국악상 송방송 교수 [알립니다] 방일영국악상 송방송 교수 『조선일보』 2018.10.25 김경은 기자 송방송 교수 방일영문화재단(이사장 조연흥)이 수여하는 '방일영국악상' 제25회 수상자로 송방송(宋芳松·76·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송 교수는 한국음악학의 기초를 세운 이론가다. 서울.. 아름다운 날들 2018.10.26
통도사 입구에서 어제 양산 영축산(靈鷲山) 통도사(通度寺)에 들렀다. 통도사는 2018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부석사(경북 영주)·봉정사(경북 안동)·법주사(충북 보은)·마곡사(충남 공주)·선암사(전남 순천)·대흥사(전남 해남) 등과 함께였다. 통도사는 자장율사가 창건한 .. 아름다운 날들 2018.10.21
다시 읽기: 산문(山門)에 기대어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로 살아오던 것을 그.. 아름다운 날들 2018.10.21
가곡과 아리아의 밤 80년대만 하더라도 '가곡과 아리아의 밤'이 즐겨 열렸다. '봄맞이 가곡과 아리아의 밤', '가을맞이 가곡과 아리아의 밤'과 같은 것이었다. '주옥' 같은 노래의 향연이라는 점에서 재미가 솔솔한 콘서트였다. 그러나 90년대에 이르러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예총의 예술제 개막공.. 아름다운 날들 2018.10.17
필승전(必承前)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밤에는 불면증으로 하여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그리고 맹열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달리 도리를 차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는 일으키기 어렵겠다. 나는 참말로 .. 아름다운 날들 2018.10.08
돌무덤 산길을 내려오다 길가에 띄엄띄엄 쌓인 돌무덤을 보았다. 꼭대기까지 거의 다 쌓인 돌더미도 있고, 이제 막 쌓아올리는 것도 있다. 틈새에는 제법 큰 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작은 돌멩이도 끼어 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돌을 놓자, 뒤따라 오던 또 다른 사람도 돌을 놓았을 거다. 어른이 .. 아름다운 날들 2018.10.03
새책: 부산의 음악문화 스캔 바이 들풀처럼. 서정환 박사가 또 한 권의 책을 냈다(참 부지런도 하다). 『부산의 음악문화』(세종출판사, 2018)라는 제목이다. 여기에는 전 4장에 20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록·퍼포먼스·케이팝·버스킹 등 오늘날의 다양한 대중음악문화 현상이 논의된다. 그 가운데 얼핏 눈에 띄.. 아름다운 날들 201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