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반점
정훈 문학평론가께서 첫 시집을 냈다. 타이틀은 '새들반점'(함향, 2022). 시인으로서의 데뷔작이자, 출판사 함향에서 펴낸 첫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선도(鮮度)가 높다. 여기에는 전 3부에 걸쳐 60편에 이르는 시가 실려 있다. 위선(爲先) '동광동', '연산동', '보수동', '덕천동', '부평시장' 등의 시적 공간이 친숙하다. 더구나 '빈대떡', '막걸리', '명태찌짐', '멸치쌈밥', '시락국' 따위의 먹거리 소재도 친근하다. 말하자면, 시인은 앞서 시적 공간을 즐겨 순례했고,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시의 주요한 소재가 되었다. 거기서 보고 듣고 먹고 느낀 바를 기록했을 터다. 예컨대 표제작 '새들반점'도 그러하다. 아흔도 거뜬히 넘긴 듯한 노파가 반쯤 접힌 몸을 지팡이에 의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