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601

어르신 생신 기념

어제는 모처럼 날이 화창했다. 하여, 그간 궂은 날씨 탓에 행하지 못했던 안락동 장인 어르신 생신 기념 나들이를 늦게나마 진행할 수 있었다. 폐허가 된 본가를 거쳐 강동동 황금오리알에서 오리를 구워 점심을 먹고 죽동동에도 들렀다. 다시 본가 근방서 쑥 등속을 캐고 가덕도 외양포로 향했다. 이미 가덕도는 천성~외양포 도로가 개통되어 관광지가 되었고, 그 기념으로 프로무지카가 외양포 전망대에서 '노을음악회'를 가진 바 있다. 1925년 외양포항 대항마을에 들어선 일본군 포진지를 둘러보고, 스러지는 노을을 뒤로 한채 가덕도 맛집 '소희네'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2020. 4. 19 들풀처럼

아름다운 날들 2020.04.19

한 표 찍다

2020년 4월 15일은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 우리집 이뿐이와 다슬이와 함께 신성한 한 표를 행사했다(10:00 사하구 제7투표소 아트센터 어린이집). 투표를 끝내고 방송사 출구조사에 응했더니 수고로움의 댓가로 껌 1통을 주었다. 우리집 첫녀 다슬이는 새내기 유권자. 그러나 모자를 꾹꾹 눌러쓰고 복면도 했다. 게다가 고개마저 푹 수그리고 있다. 세수도 안하고, 머리도 안 감았던 터다. 선도(鮮度)가 현저히 떨어진다. 아직 한 표를 행사할 만큼의 자세가 잡히지 않았다. 2020. 4. 17 들풀처럼

아름다운 날들 2020.04.17

봄날은 간다

산과 들에 꽃들이 만발하네 피기 어려워도 지는 건 잠시라지 누구나 봄날은 있지만, 잠시라네 아주 잠시라네 머잖아 꽃 지고 봄날도 갈 거니까 가뭇없이 날아간 지난 겨울 지연(紙鳶)과 같이 2020. 4. 4 들풀처럼 장사익이 노래하는 「봄날은 간다」(손로원 시·박시춘 곡)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서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

아름다운 날들 2020.04.04

헌혈-1

오늘, 피를 뽑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헌혈 수급에 비상이 걸렸고, 급기야 혈액 보유량이 3일치 아래로 떨어졌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었던 터다. 가끔 모기에게 헌혈을 강요받은 적이 있지만, 인류애의 차원에서 자발적인 헌혈은 실로 오랜만이다. 아마도 30년은 지난 듯하다. 겨우 10분 만에 400㎖의 내 선혈(鮮血)이 가득 찼다. 헌혈을 앞두고 내심 걱정이 없지 않았다. "당신의 피는 너무 혼탁합니다. 헌혈을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소. 그냥 돌아가시오!"라는 말만 듣고 황망히 뒷걸음질 치며 물러나오지 않을까해서였다. 그러나 웬걸! 헌혈은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끝나자마자 증서는 물론 스프라이트 1캔, CGV 영화관람권 1매, 맥도날드 불고기 햄버그 교환권 1매, 다이제 오리지널 등을 선물로 주었..

아름다운 날들 2020.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