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를르 여인
‘통속적’(通俗的)이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이 말에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혹은 ‘세상에 널리 통하는’ 등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자못 긍정적인 말이다. 그런데 통속적(!)으로 보면, ‘통속적’이라는 말이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다. ‘통속적 소설’, ‘통속적 사랑’이라고 하면, 뭔가 격이 떨어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通俗)”(박인환, 목마와 숙녀)한 게 아니던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매우 슬퍼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그가 쓴 「별」은 대단히 풋풋하고 맑고 향기로웠다. 그의 희곡 「아를르 여인」은 매우 ‘통속적’이다. 프로방스 지방의 아주 작은 마을 아를르의 지주아들 프레데릭은 한 여인을 죽도록 사랑했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