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345

아를르 여인

‘통속적’(通俗的)이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이 말에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혹은 ‘세상에 널리 통하는’ 등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자못 긍정적인 말이다. 그런데 통속적(!)으로 보면, ‘통속적’이라는 말이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다. ‘통속적 소설’, ‘통속적 사랑’이라고 하면, 뭔가 격이 떨어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通俗)”(박인환, 목마와 숙녀)한 게 아니던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매우 슬퍼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그가 쓴 「별」은 대단히 풋풋하고 맑고 향기로웠다. 그의 희곡 「아를르 여인」은 매우 ‘통속적’이다. 프로방스 지방의 아주 작은 마을 아를르의 지주아들 프레데릭은 한 여인을 죽도록 사랑했다. 그러..

메모리

왕년에 한가닥하지 않은 이, 뉘 있을까? 때깔 곱던 그리자벨라도 그러했다. 아름다운 자태, 찬란하게 빛나던 한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늙고 병든 전직 창녀 고양이에 지나지 않는다. 숨을 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그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결단코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절대 고독의 순간이다. 영국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제작한 뮤지컬 「캣츠」(Cats, 1981). 행복했던 한때를 추억하는 그리자벨라의 '메모리'(Memory). 뉴욕출신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1942- )가 불러 널리 알려졌다. 2014. 9. 19 들풀처럼. Midnight Not a sound from the pavement Has the..

사랑은 아픔이예요

사랑은 아픔이다. 바보들의 장난이다. 사랑은 절망이며, 어리석은 짓이다. 1970년대 보니 타일러(Bonnie Tyler 1953- )가 '사랑은 아픔이예요'(It's a heartache)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때때로 대중음악의 노랫말은 잠언이자 경전이 되기도 한다. Bonnie Tyler, It's a heartache(1977) It's a heartache Nothing but a heartache Hits you when it's too late Hits you when you're down 사랑은 아픔이예요 마음의 아픔일 뿐이죠 너무 늦어버린 다음에야 깨닫게 되고 모든 희망을 잃은 후에야 느끼죠 It's a fool's game Nothing bu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