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피고 지고 어언 쉰 해 지났네 꽃다운 내 시절도 나 몰래 저물었네 꽃 지고 꽃 피는 일을 이제 겨우 알겠네. 어제, 대저 본가에 들렀더니 부추밭에 꽃이 만발하다. 새하얗게 흐드러진 꽃더미를 볼라치면, 눈알마저 화안히 밝아온다. 앞의 것은 「부추꽃」이라는 제목의 시조다. 울 엄마가 썼다. 엄마는 올해로 7학년 7반에 재학 중이시다. 부추는 봄·여름 우리 식구를 먹여 살린 채소다. 마땅히 효자식물이라 할 만하다. 한편, 부추는 남성의 정력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그래서 경상도에서는 '정구지'(精久持)라 불린다. 정기가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의미다. 더구나 부추는 '월담초'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이걸 먹고 넘쳐나는 정력을 주체하지 못한 사내가 과부집 담장을 훌쩍훌쩍 뛰어 넘는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