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345

비 오는 날

어제는 5·18 거리에 넘치던 분노의 물결 오늘, 뜨거운 대지를 비가 적신다. 2013. 5. 19 들풀처럼. 김광석이 노래하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김목경 작사·작곡)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바랜 수채화 같은 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을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 것을 묻으면서, 마침내 나 스스로를 그 속에 묻히면서. 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 신경림,..

무정한 마음

카타리를 들으면서 내 곁을 스쳐간 자야·희야·순이들을 떠올린다. 그땐 아팠지만, 지금은 하낱도 아프지 않다. 만약 지금도 아프다면, 마누라한테 뜯길 거다. 세월이 약이다. 망각이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아래는 이탈리아 칸초네 「무정한 마음」(Core 'ngrato, 1911). 카르딜로(Salvatore Cardillo)가 작곡하고, '황금의 트럼펫' 델 모나코(Mario del Monaco 1915-1982)가 노래한다. 2013. 1. 29 들풀처럼. Mario del Monaco, Core' ngrato Catarì, Catarì, pecche' me dice sti parole amare? pecche' me parle, e 'o core me turmiente, Catarì? Nun te scu..